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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 아이돌 음악을 주로 끄적이며 자전거 여행 사진도 올렸던 개인 블로그
by 투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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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1.08
    카라의 흑역사로만 치부해야할 앨범인가, 카라 - 2007 - Blooming
  2. 2012.10.27
    기적을 노래하라, 카라 - 2011 - Step

 

 

흔히 카라의 데뷔앨범으로 부터의 초기 시절을 그녀들의 흑역사라고 말을 하곤한다. 그만큼 걸그룹으로서, 아니 연예인으로서 일거리가 없고 한승연 홀로 한듣보라 불리우며 여기저기 이상한 개인기(라 쓰고 금개라 읽는다)를 한건 현재 그녀들의 위상이나 위치를 생각했을 때 분명히 흑역사라고 불리울만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1집 ‘Blooming’까지 도매금으로 묻혀야 하는가에 대해서 난 그렇지 않다고 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앨범 수록곡이 전부 재미지는 않았었다. 필러트랙들이 좀 있다고 보는편이다. 그렇지만 대채적으로 소소한 재미를 느끼게 하며 폭발성 있는 킬링트랙도 제시한다. 전자인 무난한 필러성향으로 보는 곡들은 미디엄 템포 댄스곡 ‘못 지킨 말’이나 ‘Don't Be Shy’, ‘우리 둘’ 등이다. 멜로디나 사운드에서의 강력함은 잘 보이지 않는 편이지만 나름 평타 이상이라고 보고 있다.

 

이 앨범의 킬링트랙으로 꼽는 곡은 Break It, 맘에 들면(If U Wanna), Secret World 삼연타이다. 이 세 트랙은 많은 사람들은 알지 못하겠지만 1집 당시 차례로 활동을 이어나갔던 곡들이다. Break It이나 Secret World는 근래의 카라에게선 볼 수 없는 곡들이다. 두 곡 사이의 ‘맘에 들면(If U Wanna)’은 귀염귀염 스타일로 중후기 카라의 성향을 어느정도 볼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Break It이나 Secret World는 확실히 다르다. 가사면에서도 강한여자 컨셉이나 은유적인 표현이 자주 제시되며 마이너적인 멜로디나 사운드, 삽입 효과 등 퍼스트 웨이브적인 느낌이 강하다. 당시 밀던 제2의 핑클이라는 단어를 의식한 듯 한 느낌이 이 곡들 곳곳에 베여있다 보고 있다.

 

1집 ‘Blooming’은 스윗튠의 카라도 아니었고 컨셉도 완전히 달랐기 때문에 이후와 곡성향이 차이가 날 수 밖에없다. 곡성향말고도 이후와 거론될 수 있는 큰 차이라 한다면 역시 보컬이다. 카라에는 아이돌 그룹에 흔히 있는 고음셔틀이라 불리는 맴버가 없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카라에도 김성희라는 그런 맴버가 있었는데 개인적인 문제로 나갔다. 앨범의 주안점을 보컬로 눈을 조금만 돌린다면 다른 맴버들의 보컬을 쩌리로 만드는 성희의 보컬 원맨쇼를 볼 수가 있다. 이런 부분은 라이브에서 특히 두드러졌었는데 지금이야 승연이나 규리, 니콜이 카라 보컬의 중심이 될 만큼 많은 성장을 이룩했지만 당시는 상당히 불안정 했었고 다른 맴버들이 고음 파트에서 흔들려서 무너질라하면 다시금 중심을 잡고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했었다. 1집 보컬에서 성희의 보컬을 제하면 남는게 별로 없다 싶다 생각할 정도로 비중이 꽤 크다.

 

여담으로 이에 대한 얘기를 조금 하자면 개인적으로 성희같은 훌륭한 가창력을 가진 맴버가 팀을 나간것에 대한 아쉬움은 크게 없다. 현재의 카라라는 그룹에 있어선 노래를 뛰어나게 잘한다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그녀들에 주어진 역할을 그녀들의 개성과 장점을 통해 충분히 훌륭하게 수행한다고 보고 또한 노력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들을 보아왔기에 카라란 그룹에 가창력이란걸 신경을 잘 안 쓰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아쉬운 부분이라면 그런 좋은 목소리를 가진 사람이 다시 가수를 하지 않고 있다는게 아쉬울 뿐이다.

 

애초에 Break It, 맘에 들면(If U Wanna), Secret World을 타이틀로 삼으려고 했는지 몰라도 앨범 전반에 킬링트랙 세곡이 몰려있다 보니 후반부는 심심한 편이었다. 곡들이 안좋았다는게 아니고 트랙들이 무난하게 진행되다 보니 한번쯤 상승시킬만한 포인트가 있었어야 했는데 그 부분이 좀 아쉽다. 연예인으로서의 인기를 기준 잡는다면 이 앨범은 실패한 앨범이다. 하지만 음악적으론 당신이 이 앨범을 아직 안들은 카덕이라면 필청해야 하는 카라의 꽤 괜찮은 역사이고 카덕이 아니어도 재밌게 들을 수 있는 앨범이라고 보는 바 이다.

And

 

 

 

카라의 3집 ‘Step’은 소위 카라사태라는 큰 격변의 시기를 가진뒤에 내놓았던 작품입니다. 저는 2011년 1월 당시 훈련소에서 열심히 훈련을 받고 수료를 할 시기였기에 그런일이 있었는지도 몰랐었죠. 그러다 교육때 그런 일을 얼핏듣고 나중에야 외박나와 컴퓨터로 관련기사들을 읽었었는데 참 많은 충격과 허탈감을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봤자 개짬 이등병이었기에 그런 슬픈 감정을 오랫동안 느낄순 없었고 게다가 당시 군지검이라는 굉장히 큰 훈련을 준비하던 중이라 머릿속에서 잊혀졌습니다. 또 그렇게 한동안 있다가 재결합한다기에 그냥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시간은 흘러 9월, 유격훈련을 조빠지게 하고 행군해서 부대복귀 했는데 카라가 컴백을 했고 쿡티비에 뮤비가 떠 있었습니다. 그 뮤비를 보는 순간 발에 생긴 물집, 온몸에 생긴 근육통 및 상처 등 아픔과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지는 기적을 경험했죠. 그 이후 이 앨범을 부대 반입해서 일일일청 했던, 레알 CD에 기스 나게 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합니다. 그렇기에 제가 이 앨범을 멀리서 이렇다 저렇다 얘기한다는건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앨범은 어떠한 작은 규칙성이 있다 보고 있습니다. 앨범의 마무리격인 7번 트랙 ‘나는... (Ing) (Acoustic Ver.)’ 전 6번 트랙까지 짝수 곡들은 밝고 경쾌하며 예쁜 멜로디와 사운드를, 홀수 곡들은 무겁고 강한 비트의 일렉트로닉 성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상반된 분위기를 교차해서 제시하는 것이 나름 레이지한 느낌을 안 들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일렉트로닉 인트로 ‘Ey! Oh!’를 지나 이어지는 타이틀 ‘Step’은 한마디로 락적입니다. 한재호, 김승수의 스윗튠이라는 아이덴티티가 빠짐없이 드러나는 곡이죠. Saw계열의 메인 신스리프와 두드러지는 베이스를 근간으로 하여 때론 코러스 이펙트된 아르페지오로서, 때론 디스트를 먹인 혼란의 솔로로서 역할을 하는 기타는 완벽합니다. 밝고 캐치하며 강력한 멜로디는 두말할 것도 없으며 카라의 보컬은 이전의 일련의 사태가 연상되어서 그런지 밝고 힘찬 느낌이 배가되었습니다. ‘Strawberry’와 ‘Date (My Boy)’는 그동안 카라의 색이라고 할 수 있는 예쁘고 달콤한 멜로디와 사운드를 제시하는 곡들입니다. 카라의 고유한 색으로서 컨셉이 바뀌어도 그녀들의 앨범에서 잃지 않아야할 색이라고 생각합니다.


‘Rider’는 빠르고 무거운 비트와 일렉트로닉 리듬과 리프가 강점으로 마지막 코러스를 통한 폭발도 브릿지 파트 없이 바로 키를 높여 상승시키고 있습니다. 매우 속도감있는 타이트한 곡입니다. ‘따라와’ 역시 ‘Rider’와 비슷한 성향으로 차이점이 있다면 ‘Rider’와는 달리 마지막 코러스전 새로운 멜로디를 도입하여 브릿지로서 사용을 했다는 점이 있겠습니다.


‘나는... (Ing) (Acoustic Ver.)’는 앨범을 마무리하는 발라드로 Pretty Girl [EP]의 명발라드 ‘나는..(Ing)’ 어쿠스틱 편곡입니다. 가창력을 어느정도 요했던 곡인데, 이 부분은 뭐 따로 말은 안하겠습니다. 어쿠스틱이 반주로 깔리며 원곡보단 좀 더 잔잔한 느낌이 듭니다. 이어지는 아웃트로 ‘KARA 4 U’ 이름만 아웃트로지 사실 아웃트로가 아닙니다. ‘Step (Inst.)’와 ‘내 마음을 담아서 (Dear Kamilia)’가 남아있기 때문이죠. ‘KARA 4 U’에 이어나오는 ‘Step (Inst.)’은 한곡같은 느낌인데 마치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의 기분이 듭니다. 이게 의도된건지 아닌건지 잘 모르겠는데 (의도는 개뿔 그냥 넣은거지 뭐) 상당히 독특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앨범의 진짜 마지막 곡인 ‘내 마음을 담아서 (Dear Kamilia)’는 보너스 트랙이라는데 이게 문자 그대로 보너스라 받아들이기 보단 카밀리아에게 보낸다는 의미적으로 받아들이는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부드러운 멜로디와 현악편곡을 보이는 곡으로 특히 가사가 감격적입니다. 너무 감동적이어서 거짓말 조금 보태서 울뻔했습니다.


카라나 카덕에게 이 앨범은 기존의 앨범들과는 의미적으로 다르게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싶네요. 그게 사건 이후의 재출발이나 새로운 도약일 수도 있겠지요. 저 같은 경우 카라사태란걸 당시 직접적으로 보질 못했기 때문에 카라를 보는 시선이 좀 더 드라마틱해진 점도 있습니다. 하여튼 그 사건 이후로 몇몇 부분을 잃었을 지도 모르지만 어쨌건간에 그녀들은 다시 뭉쳤고 이 앨범을 통해 새로운 시작을 알렸습니다. 이 앨범은 남은 카덕들의 카라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더욱더 공고히시킨 그런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