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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 아이돌 음악을 주로 끄적이며 자전거 여행 사진도 올렸던 개인 블로그
by 투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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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앨범은 오랜지 캬라멜의 풀랭스 1집이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마치 컴필레이션스러운 구성을 보이고 있다. 오렌지 캬라멜이 본 앨범을 발매하기 까지 데뷔로부터 2년이 넘었었고 그간 4장의 싱글 및 EP를 발매하였다. 그 수록곡들을 아잉♡ [EP]의 이곳에 서서를 제외하고 전부 수록했으니 편집음반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나 저러나 컴필스럽든 아니든 45분 동안 귀에 달콤해지는 음반인건 부인할 수 없다. 수록곡 배치도 기존곡들을 후반에 몰거나 혹은 통으로 묶어놓는 우를 범하지 않고 분위기에 맞춰 자연스럽게 흐름을 유도해냈다.

 

이번 앨범 컨셉에서도 역시나 오렌지 캬라멜이란 말이 튀어 나올 정도로 실망시키지 않았다. 독특한 비주얼과 팡팡튀는 음악, 모두 오렌지 캬라멜스러운, 역시 걸그룹계의 새로운 담론을 제시한 개척자답다. 첫곡인 Bubble Bath는 달콤하다. 한기서려있는 차가운 일렉트로닉과 상반되는 예쁘고 부드러운 사운드로 점철되있다. 처음에 광고음악인줄 안 ‘밀크쉐이크’ 역시 이쁘고 아기자기한 곡으로 메인벌스 전의 클럽음악적인 일렉트로닉 소스로  이 만의 특성을 가져갔다 본다. 이어지는 ‘립스틱 (Lipstick)’는 타이틀 트랙답게 사운드며 멜로디며 강력하다. 일렉트로닉 리듬뿐만 아니라 리프 역시 좋았다. 보컬적으로도 오캬스럽다. 이제는 그녀들의 특성이라고 해도 좋을 특유의 비음이 훌륭하게 베여있다. 이젠 오글거린다는 감정보단 오캬 음악을 구성하는 하나의 악기로 봐도 좋을 것이다.

 

이 앨범이 나에게 명반으로 생각하게 하고 집중력을 잃지 않게 하는 요인으론 트랙배치가 있을 것이다. 앨범 신곡 세곡이 연타로 훌륭한데 이에 이어 오캬 히트곡인 킬링트랙 ‘아잉♡’과 ‘마법소녀’가 있으니 집중을 안 할 수가 없다. 이어 레이나 솔로곡인 발라드 트랙 ‘아직...’으로 쉬어가는데 귀염귀염 깜찍한 콧소리의 레이나와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Superwoman’는 레이나 솔로곡으로 밝은 분위기의 멜로디에 디스트낀 기타와 Saw계열 사운드가 귀를 사로잡는 곡이다. 레이나가 랩하는 부분도 곡을 한층 더 재밌게 하는 요소라 생각한다. 브레이크 다운이 매력적인 ‘One Love’와 필자가 군시절 어쿠스틱 기타로 무지하게 치며 시간을 보낸 히트싱글 ‘샹하이 로맨스 (上海之戀)’가 이어진다.

 

이후의 세곡 ‘클라라의 꿈-눈을 감아-사랑을 미룰 순 없나요’ 시리즈는 각각 ‘리지-나나-레이나’의 솔로곡이다. 트랙리스트 구성을 아무렇게나 한 것이 아니라 어떤 컨셉을 가지고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앨범의 한축으로서 발라드 파트임에도 늘어짐 또한 없다 생각한다. 리지의 첫 솔로곡 클라라의 꿈은 애상적인 멜로디가 강점으로 그것만 보기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 곡은 코러스를 두 개를 가지며 폭발시키는데 대략 ‘a(인트로)–A(절)-b-B(후렴1)-A(절)-c-B(후렴1)-C(후렴2)-A(절)-d(코다)’ 구성을 가지며 잔잔한 B(후렴1)으로 잠재된 애상감이 디스트 기타의 슬라이드로부터 터지는 강력한 C(후렴2)를 통해 폭발하는 부분은 이곡의 가장 큰 키포인트이다. 비단 구성과 멜로디로만 애상적 느낌을 주는게 아닌 아코디언을 활용한 b, 어쿠스틱을 이용한 c, 현악이 두드러지는 d(코다) 등의 곡의 작은 요소 하나하나를 통해 그러한 감정을 가져갔다. 매우 좋은 발라드라 생각한다. 나나의 솔로곡 ‘눈을 감아’나 레이나의 솔로곡 ‘사랑을 미룰 순 없나요’은 ‘클라라의 꿈’만큼은 아니더라도 적정수준의 퀄리티를 들려주는 좋은 발라드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발라드에서 쉽게 범할 수 있는 레이지하게 늘어지는 루즈함이라곤 이 앨범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마지막 곡을 장식하는 히트싱글 ‘방콕시티 (2012 New Recording)’는 유로비트를 연상케하는 캐치한 곡으로 뉴레코딩이라지만 편곡상의 변화는 안보이며 보컬적으로도 큰변화 없는 것 같다. 뉴레코딩이라고 안한다면 전혀 모를 것 같다. 여튼 좋은 곡이다.

 

이 앨범은 개인적으로 마치 베스트 앨범을 연상케한다. 비단 기존의 히트싱글을 수록해서가 아니라 기존곡이건 신곡이건 어디하나 빠짐없이 킬링트랙스러우며 서로 유기적이다. 본인이 오렌지 캬라멜의 빠돌이인걸 차치하고서라도 이 앨범은 마스터피스에 근접한, 아니 마스터피스라고 생각한다. 확인 없이 믿고 산다는 말이 있다. 오렌지 캬라멜은 언제나 그랬지만 나에게 믿고 들을 수 있는 그룹이 된 것 같다. 독특하고 개성넘치는 독자적인 아이덴티티를 지닌 그녀들은 애프터 스쿨 안의 유닛그룹인 오렌지 캬라멜이 아닌 그냥 Orange Caramel이다. 이 앨범은 그 토대가 된, 완벽성에 기인한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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