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메탈, 아이돌 음악을 주로 끄적이며 자전거 여행 사진도 올렸던 개인 블로그
by 투오마스

CALENDAR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CATEGORY

전체보기 (58)
아이돌 (17)
메탈 (32)
대중음악 (8)
기행 (1)

RECENT ARTICLE

ARCHIVE



 

 

 

카라의 3집 ‘Step’은 소위 카라사태라는 큰 격변의 시기를 가진뒤에 내놓았던 작품입니다. 저는 2011년 1월 당시 훈련소에서 열심히 훈련을 받고 수료를 할 시기였기에 그런일이 있었는지도 몰랐었죠. 그러다 교육때 그런 일을 얼핏듣고 나중에야 외박나와 컴퓨터로 관련기사들을 읽었었는데 참 많은 충격과 허탈감을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봤자 개짬 이등병이었기에 그런 슬픈 감정을 오랫동안 느낄순 없었고 게다가 당시 군지검이라는 굉장히 큰 훈련을 준비하던 중이라 머릿속에서 잊혀졌습니다. 또 그렇게 한동안 있다가 재결합한다기에 그냥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시간은 흘러 9월, 유격훈련을 조빠지게 하고 행군해서 부대복귀 했는데 카라가 컴백을 했고 쿡티비에 뮤비가 떠 있었습니다. 그 뮤비를 보는 순간 발에 생긴 물집, 온몸에 생긴 근육통 및 상처 등 아픔과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지는 기적을 경험했죠. 그 이후 이 앨범을 부대 반입해서 일일일청 했던, 레알 CD에 기스 나게 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합니다. 그렇기에 제가 이 앨범을 멀리서 이렇다 저렇다 얘기한다는건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앨범은 어떠한 작은 규칙성이 있다 보고 있습니다. 앨범의 마무리격인 7번 트랙 ‘나는... (Ing) (Acoustic Ver.)’ 전 6번 트랙까지 짝수 곡들은 밝고 경쾌하며 예쁜 멜로디와 사운드를, 홀수 곡들은 무겁고 강한 비트의 일렉트로닉 성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상반된 분위기를 교차해서 제시하는 것이 나름 레이지한 느낌을 안 들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일렉트로닉 인트로 ‘Ey! Oh!’를 지나 이어지는 타이틀 ‘Step’은 한마디로 락적입니다. 한재호, 김승수의 스윗튠이라는 아이덴티티가 빠짐없이 드러나는 곡이죠. Saw계열의 메인 신스리프와 두드러지는 베이스를 근간으로 하여 때론 코러스 이펙트된 아르페지오로서, 때론 디스트를 먹인 혼란의 솔로로서 역할을 하는 기타는 완벽합니다. 밝고 캐치하며 강력한 멜로디는 두말할 것도 없으며 카라의 보컬은 이전의 일련의 사태가 연상되어서 그런지 밝고 힘찬 느낌이 배가되었습니다. ‘Strawberry’와 ‘Date (My Boy)’는 그동안 카라의 색이라고 할 수 있는 예쁘고 달콤한 멜로디와 사운드를 제시하는 곡들입니다. 카라의 고유한 색으로서 컨셉이 바뀌어도 그녀들의 앨범에서 잃지 않아야할 색이라고 생각합니다.


‘Rider’는 빠르고 무거운 비트와 일렉트로닉 리듬과 리프가 강점으로 마지막 코러스를 통한 폭발도 브릿지 파트 없이 바로 키를 높여 상승시키고 있습니다. 매우 속도감있는 타이트한 곡입니다. ‘따라와’ 역시 ‘Rider’와 비슷한 성향으로 차이점이 있다면 ‘Rider’와는 달리 마지막 코러스전 새로운 멜로디를 도입하여 브릿지로서 사용을 했다는 점이 있겠습니다.


‘나는... (Ing) (Acoustic Ver.)’는 앨범을 마무리하는 발라드로 Pretty Girl [EP]의 명발라드 ‘나는..(Ing)’ 어쿠스틱 편곡입니다. 가창력을 어느정도 요했던 곡인데, 이 부분은 뭐 따로 말은 안하겠습니다. 어쿠스틱이 반주로 깔리며 원곡보단 좀 더 잔잔한 느낌이 듭니다. 이어지는 아웃트로 ‘KARA 4 U’ 이름만 아웃트로지 사실 아웃트로가 아닙니다. ‘Step (Inst.)’와 ‘내 마음을 담아서 (Dear Kamilia)’가 남아있기 때문이죠. ‘KARA 4 U’에 이어나오는 ‘Step (Inst.)’은 한곡같은 느낌인데 마치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의 기분이 듭니다. 이게 의도된건지 아닌건지 잘 모르겠는데 (의도는 개뿔 그냥 넣은거지 뭐) 상당히 독특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앨범의 진짜 마지막 곡인 ‘내 마음을 담아서 (Dear Kamilia)’는 보너스 트랙이라는데 이게 문자 그대로 보너스라 받아들이기 보단 카밀리아에게 보낸다는 의미적으로 받아들이는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부드러운 멜로디와 현악편곡을 보이는 곡으로 특히 가사가 감격적입니다. 너무 감동적이어서 거짓말 조금 보태서 울뻔했습니다.


카라나 카덕에게 이 앨범은 기존의 앨범들과는 의미적으로 다르게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싶네요. 그게 사건 이후의 재출발이나 새로운 도약일 수도 있겠지요. 저 같은 경우 카라사태란걸 당시 직접적으로 보질 못했기 때문에 카라를 보는 시선이 좀 더 드라마틱해진 점도 있습니다. 하여튼 그 사건 이후로 몇몇 부분을 잃었을 지도 모르지만 어쨌건간에 그녀들은 다시 뭉쳤고 이 앨범을 통해 새로운 시작을 알렸습니다. 이 앨범은 남은 카덕들의 카라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더욱더 공고히시킨 그런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