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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 아이돌 음악을 주로 끄적이며 자전거 여행 사진도 올렸던 개인 블로그
by 투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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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메탈의 한기어린 차가움과 사악함을 전과 다르게 새롭게 표현한 그들 최고의 마스터피스 Of 마스터피스라 생각하는 Gorgoroth의 3집 'Under The Sign Of Hell'입니다.

2집 'Antichrist' 리뷰때도 썼듯 1집 'Pentagram'과 2집 'Antichrist'은 몇가지 변화된 부분으로 차이가 보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봤을때 서로 비슷한 성향을 보이는 앨범들이었습니다. 좀 과장하자면 이 앨범들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타이틀 떼놓고 대충 듣는다면 다 같은 앨범 아니냐고 할지도 모를법한 유사한 면모를 보여줬지요. 하지만 이 앨범은 언뜻 들어도 다른 앨범이라는게 확연히 느껴집니다. 일단 첫째로 보컬의 교체가 있겠죠. 밴드결성때 부터 2집까지 밴드의 보컬을 맡아온 Hat을 대신하여 2집에서 보컬과 기타에 조금씩 참여했던 Pest가 마이크를 쥐었습니다. Hat의 보컬을 안좋아하는편은 아니지만 Infernus의 Gorgoroth 음악과 완벽히 혼연일체가 되는 그의 안정되면서도 사악성 짙은 보컬은 그 자체로 카타르시스를 제공해줍니다. 두번째로 사운드의 질감의 변화도 있겠지요. 하얗게 창백한듯 거친 기타톤과 보컬 이펙팅은 그 자체로 한기어린 차가움과 사악함이 느껴집니다.
 
쉴새없이 몰아치는 그림의 둔탁한 드럼과 인페르누스의 기타, 이펙팅을 건듯한 페스트의 보컬으로 전개되는 몰아침이 흩어지지 않고 본질을 꿰뚫는 듯한 'Revelation Of Doom', 선 굵은 어두운 멜로디컬 리프가 매력적인 곡으로 단순하고 짧지만 리프 하나 하나가 하나의 지향점을 향해  돌진한다는 느낌을 받은 전쟁이란 뜻의 'Krig', 전체적인 엣모스페릭, 그리고 아르페지오의 사용이나 서정적이면서도 비장한듯한 멜로디 사용으로 '장례 행렬'이라는 곡 제목에 맞게 그 이미지가 연상되는 'Funeral Procession'으로 앞부분이 진행됩니다.

예언자의 계시란 뜻을 지닌 그 다음 곡 'Profetens Apenbaring'은 클린보컬이 사용된 곡인데 전작에서의 클린보컬이 슬픔, 의식같은 느낌이 들었다면 여기서의 클린보컬은 광대하며 웅대한 듯한 느낌이 든달까요. 거기에 거칠고 사악한 하쉬 보컬이 서로 교차하며 형용하기 힘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합니다. 게다가 광대하고 웅대한 느낌은 비단 보컬에만 적용되는게 아닌 곡 자체에도 적용됩니다. 이 '광대함'과 '웅대함'으로 표현될 수 있는 이 곡은 Gorgoroth의 디스코그라피 중에서 가장 개성넘치는 곡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 다음으로 흥분된 마음을 진정시키면서도 다음에 전개될 곡에 대한 긴장감을 심어주는 인터루드격의 'Postludium'을 지나 파괴와 파멸이라는 뜻을 지닌 'Ødeleggelse Og Undergang'으로 넘어가는데 이 앨범에서 가장 느린 부분을 지니고 있는 곡으로 역시 뛰어난 리프가 펼쳐지고 높은 속도였다가 속도를 줄이고, 다시 속도를 높이는 부분의 전개는 이 곡의 큰 매력요소라 생각됩니다. 급격하게 곡이 마무리되고 바로 다음 트랙 'Blood Stains The Circle'으로 넘어가는데 이 곡은 전 트랙인 'Ødeleggelse Og Undergang'의 훌륭한 마무리를 해줄 뿐만 아니라 이 다음에 나올 트랙인 'The Rite Of Infernal Invocation'의 훌륭한 전초전 역할까지 했다고 보는 곡입니다. 또한 이러한 앞뒤 전개의 중요 요소로서 뿐만 아니라 곡 자체도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데 휘몰아치는 기타와 드러밍 가운데 분노에 가득찬듯한 고음과 중음을 넘나드는 페스트의 절규적인 하쉬보컬은 그야말로 압권입니다. 정신차릴 시간 주지 않고 바로 'The Rite Of Infernal Invocation'으로 넘어가는데 갈아버리는 듯한 공격적이고 스피디한 전체적인 곡 자체도 훌륭하지만 이 곡의 백미라면 중반부 마치 활화산이 폭발하는 듯한 광폭한 기타 솔로라 할 수 있는데 마치 뭔가가 끌어오르는듯한 느낌이 드는 백미 중에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곡이 끝난 이후 약 3분 30초간 바람소리만 들리는데 마음을 진정시키고 앨범의 여운을 남기게 한다는 측면에서 괜찮은 방법이었다고도 생각하지만 이게 해도 너무 긴거 아닌가란 생각이 들은점은 곡자체에서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이 다음으로는 중간 템포의 블랙메탈 넘버로 그야말로 미친듯이 달려온 앨범을 안정감 있게 끝마무리 하는 'The Devil Is Calling'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저 위에도 썼듯이 이 앨범은 전작들과 많이 달리합니다. 전작들의 음악적 색깔이 블랙 그 자체인 어두움과 검정색이라 한다면 이 앨범의 색은 이 앨범의 표지처럼 어두운 밤의 사진을 반전시켰을 때 나오는 그 창백한 느낌의 하얀색이랄까요. 전작들이 검정과 어둠을 음악으로 치환한다면 이런게 나오지 않을까한다면 그 소름돋도록 창백한 느낌의 하얀색을 음악으로 치환한다면 이 음반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최고 전성기 시절을 리즈시절이라고 부릅니다. 사람의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제 생각에 Gorgoroth 최고의 리즈시절은 바로 이 시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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